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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재미없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테니스도 그럴 뻔 했다. 페더러와 나달이 맞붙는 결승을 수 차례씩 보아오면서 이젠 슬슬 지겨워지고 있었다. 하드 코트와 클레이 코트를 구분하면서 우열을 나눠 보는 것도 한 두번, 이젠 할만큼 했다.

그 때 송가(혹은 총가)가 나타났다.(송가로 표기하는 것이 대세인 듯 싶어 앞으로는 송가로 통일) 랭킹 상위권의 시드 선수들을 줄줄이 꺾으며 마치 거짓말인 것처럼 결승까지 진출했다. 게다가 준결승 상대는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이었다. 그것도 기존에 약했던 하드 코트에서 최근 물이 오를대로 올라서 '황제' 페더러를 꺾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한 바로 이 호주 오픈에서.

아래의 통계를 보면 송가의 승리의 비결을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랭킹도, 역대 거둬들인 상금 총액도 나달에게 밀리는 것은 기본이다. 경력에서 일단 송가는 나달의 적수가 아니다. 더욱이 ATP에서 결승에 오른 첫 시합이 그랜드 슬램일 정도로, 송가의 경력은 일천하다.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 둘 다 화끈한 시합을 자랑하긴 하지만, 나달은 호주 오픈 본선에서 3:0 아니면 2:0의 파워풀한 스트레이트로 4강까지 바로 올라왔다. 단 한 세트도 상대방에게 내준 적이 없었다.

차이는 서비스였다. 쿼터파이널까지 68개를 쏟아 넣은 송가의 서비스 에이스는 페더러와 공동 선두였다. 나달과의 시합에서도 서비스 에이스는 쏟아졌다. 나달과의 4강전에서 쏟아낸 에이스만 17개였다. 최고 속도는 221km. 개인 기록은 231km까지 나온 적이 있다고 한다.(로딕과 같은 스피드에 페더러같은 영리함까지 갖춘 모양이다. 최고다.) 이 시합 이후 송가의 에이스는 85개가 됐다. 더욱이, 베이스라이너인 나달에게 송가는 위력적인 서브&발리로 정면으로 맞섰다. 나달이 아무리 스트로크를 깊이 찔러대도, 송가는 기필코 네트까지 전진해내고야 말았다. 그 위압감과, 예상을 뒤엎고 떨어지는 드롭샷에 나달은 시종일관 괴로워했다.

송가가 꼭 페더러하고 한 판 붙었으면 좋겠다. 미안하지만, 조코비치, 이번엔 아닌 것 같다. 프랑스라면 늘 눈을 흘기지만, 송가에게만은 예외다. 이 프랑스 특급열차가 너무 멋지다.

송가와 나달 비교(전적은 호주오픈 4강까지)

 

송가

나달

1.88m

1.85m

몸무게

90kg

86kg

나이

22세

21

랭킹

38위

2위

스타일

오른손 포핸드, 투핸드 백핸드

왼손 포핸드,투핸드 백핸드

에이스(호주 오픈)

68

28

더블 폴트

10

12

5세트까지 간 경기

0

0

4세트까지 간 경기

2

0

3세트 이하 경기

3

5

총 경기 수

173

124

총 상금액

48만4813달러

1398만3874달러

별명

코트의 무하메드 알리

떼제베(TGV)

자이언트 킬러

클레이 코트의 왕

엘 마타도르(투우사)

황소

마요르카의 미노타우루스

Posted by 흰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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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도 아니다. 프랑스가 뒤집혔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상륙한 떼제베(TGV)" 총가 덕분이다. 프랑스만이 아니다. 호주 오픈이 열리고 있는 멜버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유럽 등의 테니스팬들은 총가를 보면서 "테니스계의 무하메드 알리"라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크게 다를 게 없다. 테니스 게시판 등을 돌다보면 모두 총가 얘기 뿐이다. 급기야 22살의 조 윌프리드 총가(Joe Wilfried Tsonga)는 이 전통의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눈 앞에 단 세명만을 남겨둔 채 4강까지 올라섰다. 단 세 명은 그저 그런 세 명이 아니다. '황제' 로저 페더러와 랭킹 2위의 라파엘 나달, 3위의 노박 조코비치. 모두 최고의 선수들이다. 지금 총가의 홈페이지에는 "하나, 둘, 셋 그리고 총가!"라는 구호가 올라 있다. 도대체, 어떤 이변이 일어날까.

서비스에이스 68개. 이번 호주오픈에서 현재까지의 최고 서비스에이스 기록이다. 주인공은 페더러, 그리고 바로 총가다. 적어도 서비스에서는 세계랭킹 1위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모양새다. 게다가 이 서비스에이스가 약한 선수들 앞에서 터져나왔던 것도 아니었다. 앤디 머레이(9위)와 리샤르 가스케(8위), 미하일 유즈니(14위)를 상대로 뽑아낸 기록인 것이다. 이들에게 무명의 총가가 이길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총가의 세계랭킹은 38위에 불과한데, 그나마 2년 전 345위에서 급격히 상승했다. 이 정도면 거의 "자고 일어나 눈을 떠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수준이다. 폭발적인 서비스에이스는 곧바로 바람처럼 달려드는 '서브&발리'로 이어진다. 아무리 상대방의 리턴이 거세고, 패싱샷이 날카로워도, 총가는 좀처럼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호주오픈 동영상에서 본 총가의 경기는 경이적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쉽게 점수를 따고, 어렵게 점수를 내주는 스타일의 경기였다. 서비스에이스와 과감한 네트플레이, 물러서지 않는 공격성 덕분에 총가는 랠리가 거의 없이 점수를 낸다. 하지만 총가가 리턴을 할 때 상대방이 그에게서 포인트를 뽑아내려면 기나긴 랠리를 벌여야만 한다. 젊고, 파워가 넘치는 총가는 아무리 힘든 코스도 포기하지 않고 받아내며 상대를 괴롭힌다. 물론 먼저 지쳐 떨어지는 건 상대방이다.

총가의 홈페이지에 적힌 "만약 꼭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Si tu devais avoir)" 코너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나달과 맞붙을 4강전의 결과가 궁금하다.

Si tu devais avoir :

Le Service de(서비스): Roddick(로딕)

Le Retour(리턴) : Agassi(애거시)

Le Coup droit(포핸드) : El Aynaoui(유네스 엘 아이나위)

Le Revers(백핸드) : Federrer(페더러)

Le Volée(발리) : Sampras(샘프라스)

Le Passing shot(패싱샷) : Shrichapan(파라돈 스리차판)

L’ Amortie(드롭샷) : Coria(기예르모 코리아)

Le Lob(로브) : Hewitt(휴잇)

Le Smash(스매시) : Henmann(헨만)

Le Jeu de jambes(스텝) : Clément(아르노 클레망)

Le Physique(체력) : Canas(기예르모 카나스)

Le Mental(정신력; 멘탈) : Hewitt(휴잇)

Le Palmarès(승리의 영광) : Sampras(샘프라스)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