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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6 일과 가정의 조화
토끼머리2009. 3. 26. 17:39
                                                          by striatic of flickr.com

위키피디아의 Work-life Balance 항목을 보면, 미국 내 열 명의 근로자 가운데 네 명이 직장에서 심한, 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집단은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 세 배나 높고, 회사를 그만 둘 확률도 두 배나 높다.

일이 많아지고, 바빠지는 요즘, 정말로 일과 가정의 조화, 말 그대로 일과 내 인생의 균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일이 곧 나의 삶이었지만, 혼자 사는 삶이 끝나고 가정이란 게 생긴 뒤로는 인생은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무리 일이 좋고, 자아실현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해도, 회사와 가정은 분명히 구분된 별개의 공간이다. 이 삶의 균형을 찾지 못하면, 저 사진처럼 식탁을 만들어 놓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일과 가정의 조화'라는 번역은 정말 한국적인 번역이다. Work 와 Life의 균형은 말 그대로 해야만 하는 일과 살고자 하는 삶의 조화인데, 일은 'work'이지만, 가정이 곧 'life'는 아니다. 일의 반대를 가정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떻게 보면 가정은 여자에게 맡긴 채 회사에만 매달리는 사람이 곧 훌륭하고 충성스러운 직원이라 여겨온 문화적 특징이 아닌가 싶다. 내 인생에는 가정도 있고, 개인적인 꿈도 있으며, 친구도 있고, 직장과 상관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다. 게다가 인생에는 일도 포함된다. '균형'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일과 가정으로 문제를 단순화시켜버리면, 수많은 디테일은 사라지고 만다. 마치 일과 가정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만 할 것처럼. 그건 아닌데, 일과 인생은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