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2007. 9. 12. 20:27
푸에르타 비에하. ‘오래된 문’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와인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프랑스를 떠올린다. 이외에도 프랑스에서도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곳은 한두 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나, 독일이나 이탈리아도 와인 재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란 것 정도야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독 스페인을 선택하는 사람은 적다. 스페인은 이들에게 와인의 나라라기보다는 투우와 플라멩고의 나라일 뿐이다.

하지만 오해다. 그라나다에서의 저녁식사. 우리는 알바이신과 알람브라 사이의 거리에서 빠에야와 와인을 주문했다. 스페인에는 리오하 강 유역이라는 훌륭한 와인 산지가 있다. 스페인 와인을 잘 모르니 추천을 부탁한다고 묻자 종업원은 “15유로(약 2만원)정도 하는 정말 좋은 와인이 있다”며 이 와인을 내왔다. 조금 미안하지만 이보다 더 높은 등급인 한국에서도 나름 유명한 스페인 와인 ‘마스 라 플라나’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게다가 관광지 레스토랑에서 그 가격이라니!

하루종일 더위와 미로같은 골목길에 시달려 짜증을 내기 직전이던 purslane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술의 신 바쿠스는 행복도 아마 함께 관장하는 게 아닐까.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