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개월동안:
당신의 스트로크를 비디오캠으로 찍기 위해 배터리를 두번 이상 소모했는가?
포핸드 스트로크를 점검하기 위해 한번쯤은 거울 앞에서 20분 이상 서 있어본 적이 있는가?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와중에 화장실 거울 앞에서 몰래 스윙 연습을 해 본적이 있는가?

위의 세 물음중 어느 하나 이상 ‘예’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테니스 동호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강박 장애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병명은 ‘스트로카이티스’(Strokeitis). 증상은 ‘완벽한 테니스 스트로크를 찾아내고, 발전시키고, 갈고 닦는데 심각한 집착을 보임’.

너무나 완벽하게, 나를 비꼬는 말처럼 들린다. 테니스 동호회 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은 '도무지 뛸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었다. 스트로크는 코치가 열심히 공을 던져준다면 빠른 시간 동안에 배울 수 있으니 어느 정도 배웠다면, 그 다음부터는 열심히 뛰어서 정확한 위치에서 공을 치라는 얘기다. 단순한 건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 충고에 따르지 못한다.

이번 주말, 모처럼 시합 예정이 잡혀 있다. 처음 시작할 땐 아무 생각 없이 한 판 붙어보자는 의도였는데, 같이 치기로 한 동생이 "형, 나 이제 우리 학교대표팀 1군에 올라가려고 심사받기 직전이거든?"이라는거다. 뻔히 예상되는 패배의 반복... ㅠ_ㅠ;

이 글의 마지막은 이렇다.

"프로들을 보기 바란다. 이들이 라켓을 잡고 스윙하는 것은 각자 다를지라도 한가지만은 공통적으로 매우 잘한다: 다리를 움직이는것. 완벽한 포핸드를 갈고닦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거울앞에서 보내지만 말고, 대신에 밖에 나가서 줄넘기라도 한 번 하고 풋워크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달리기라도 한 번 더 해야겠다. 두려워하지만 말고. 아, 좀, 만만한 상대를 찾아서 한번쯤 이겨봐야 자신감이 붙을텐데말야!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