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우리는 누구나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밖으로는 거대해 보이고 싶어서 왜소한 모습을 감추려 한다. 하루에도 모르는 사람들과 수없이 마주쳐야하고 그 속에서 나라는 인간을 각인시키고, 다시 적당히 지우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공중그네』의 주인공들은 그럴듯한 직장과 지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자신의 강박증을 말할 수 없어서 조용히 병원을 찾는다. 그리고 하나같이 상담을 통해 스스로가 그린 거대한 모습이 아니라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발견한다.
『공중그네』이야기는 광고문구처럼 유쾌했지만 이라부의 병원은 무서웠다. 어쩐지 상담이라도 받으러 가면 생글생글 웃으며 절대 하고 싶지 않았던 일들만 시키면서 괴롭힐 것 같다. 그는 치료를 받으러 온 어떤 캐릭터보다도 매력적인 의사지만 옆 사람은 아랑곳 하지 않는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는 다는 것은 어렵다. 소심한 대부분의 도시민들은 그런 성격을 가지면 사는데 장애가 많아진다는 것을 잘 안다. 나는 이라부에게 보장된 앞길이 없어도 그럴 수 있을까.라고 어쩐지 딴죽거리게 되었다.
그런데 커다란 몸집으로 어떻게하든 될대로 되겠지 하는 표정으로 공중그네를 타고, 캐치볼을 하고, 엉망진창인 글을 쓰는 그 모습에 다들 반했다. 베스트셀러가 된 이 소설에서 무얼 본걸까. 궁금했다. 강박증에 걸린 환자들의 사연을 읽으며 정도는 다르지만 자신의 자화상으로, 의사 이라부는 이상형으로 보기라도 한 걸까. 글래머 간호사의 비타민 주사 한 대만 맞으면 나도 마음이 편해질 거라는 상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