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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1 스트로크에는 위닝샷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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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흘려 번 월급을 갖고 도박을 하는 사람은 없다. 티오프를 하면서 무조건 홀인원만 노리는 사람도 없다. 포커판에서 시작부터 말도 안 되는 레이스를 거는 사람도 없다.

보수적이라는 반증일 수도 있지만, 이런 건 사실 인생의 지혜와 같은 거다. 삶이라는 레이스에서 적어도 지지 않기 위한 지혜.

테니스의 스트로크 랠리가 그런 게 아닐까. 지지 않으려면 일단 공을 제대로 리턴해야 한다. 무조건 위닝샷만 노리는 사람은 안전한 리턴을 노리는 사람보다 실수가 잦게 마련이다. 테니스는 공격적인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실수를 적게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훨씬 많은 스포츠다. 우리는 그걸 '확률 테니스'라고 부른다.

'이기기 위한 시합'이라는 건 얼마나 재미없겠느냐마는, 적어도 크게 지지 않기 위해 월급의 100%를 레이스에 걸지 않는 지혜는 필요하다.

찬스가 왔을 때,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도 도박을 걸고, 티오프에서 홀인원을 노리며, 첫 판에서 레이스를 걸고, 패스트푸드 점에서 61년산 슈발 블랑을 따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찬스가 왔을 때의 얘기다. 말하자면, 지금은 리턴을 할 시기라는 거다. 지지 않기 위한.

스트로크에도 위닝샷이 있다. 하지만 매 순간 위닝샷만 때려댈 수는 없다.

이날의 게임 스코어는 6-3, 8-6. 불행히도 또 참패. 하지만 가능성이 보였다.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