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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slane/길모퉁이2007. 3. 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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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시험삼아 WCDMA 폰을 사용하게 되었다. 여행간 여자친구를 대신해 불어로 음식을 주문해주던 남자친구의 그 쇼. 요즘 SHOW는 다양한 활용법을 알려주느라 한창이다. 세상에 나를 중계방송하라거나, 세상에 없던 SHOW를 하란다.

컴퓨터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화상통신를 사용하게 된지 벌써 몇년되었지만 사실 집에서 화상전화를 사용하는 일은 별로 없다. 비용이 비싼 것도 아니고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도 않은데 왜 안쓰는 걸까.

쓰려고 해본 적도 없지만 우연히 화상전화를 사용하게 되니 그 이유를 알 것같다. 화면에는 내 얼굴 뿐만 아니라 주위의 환경도 함께 등장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상 개입도의 정도가 상당하다. 부시시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받아야 하고, 엘리베이터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서 이야기를 해야 했다. 사실은 뻘쭘하고 당황해서 그냥 끊긴 했지만. 상대와 나 뿐만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사람도 내가 누구와 통화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니 그 역시 민망하다.

대신 SHOW를 할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같다. 몇가지 쑈도 떠올랐는데, 뭐, 일단 나중을 위해 보류. 위치추적 기능이 나오고, 나도 모르게 내 위치를 추적당하는 끔찍한 상상을 하곤 하는데 이제보니 영상통화도 만만치 않다. 범죄상황에 빠졌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최악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언제 어디서고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최첨단 기능이 별로 반갑지만은 않다.
 
그러니까 화상전화는 분명히 재미는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기는 불편하다. 친구들이랑 놀면서 수업중이라고 거짓말도 못하고, 오전 11시쯤까지 늦잠자다가 잠옷입고 딩굴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민망하고, 약속에 늦었는데 거의 다 왔다는 말도 못할 것 아닌가.. 그래도 조만간 이 기능이 보편화되면 여러가지 버전으로 자신의 모습을 예쁘게 꾸며서 대체영상도 만들게 될 거고, 봉태규가 도서관 배경을 들고다니던 것처럼 깜찍한 거짓말 기능이 생길런지도 모른다.

Posted by Pursl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