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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slane/길모퉁이2008. 6. 20. 19:07

목포에서 2박 3일 중 가장 흥미진진했던 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두두두~~ 삼합.
배만 타고 가지 않아도 된다면, 거리만 그렇게 멀지 않았다면, 비가 몰아칠거라는 일기예보만 없었으면 흑산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곳에 가봤을 것이다. 식객에 나왔다는 그 집은 흑산도에서도 구하기 힘들고 비싼 흑산도 홍어 대신 칠레산 홍어를 사용한다는데, 그래도 최고로 맛있단다.
그 대신 이동이 가능한 목포에서 가장 맛있다는 집을 찾았다. 목포에서 홍어하면 <금메달 식당>이란다. '목포에서 홍어 먹었어요.'라고 했더니 '금메달식당?'이라고 되묻는 것을 보아 유명하긴 유명한가보다. 그러나 금메달 식당의 삼합은 13만원이다.
나는 아직 삭힌 홍어를 잘 먹을 줄도 모르는데 13만원은 너무하다. 그래서 차선의 차선책을 찾았다. 금메달 식당과 쌍벽을 이루고 있으나 가격은 절반인 <덕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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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을 찌르는 알싸한 홍어와 막걸리도 훌륭하고, 잘 익은 돼지고기와 적당히 익은 김치도 좋았다. 정갈한 반찬도 인상적이었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이 적은 편이었다. 반가운 건지 싸우는 건지 알수 없는 대화를 한시간 넘게 나누던 옆테이블이 좀 시끄럽긴 했지만 목포와 잘 어울렸다. 이런 음식을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목포사람들을 부러워할 정도는 아니지만 삭힌 홍어에 호의를 가져보기로 결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날 아침은 목포에 달랑 두 개 있는 호텔 중 한 곳에서 성의없는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을 근사하게 먹기로 했다. 아직도 먹어보지 못한 해산물 요리가 잔뜩 있었지만 한끼는 고기를 먹자는 의견에 전남 무안군 <녹향가든>으로 향했다. 이름하야 짚불구이.
석쇠에 돼지고기를 넣고 초벌구이한 고기를 짚불위에서 화르륵 굽는데, 한번에 한판씩 밖에 못굽는단다. 기름이 빠진 고기를 구워서 갖다주니까 열기를 느끼며 직접 구울 필요가 없어서 좋다. 기름이 빠진 담백한 맛이 아주 좋은데다 양념으로 게를 통째로 갈아 만든 양념장을 주는데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이 난다. 양파김치와 이 양념장이 신기해서 고기보다 많이 먹은 것같다. 1인분에 8천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마지막에 게장비빔밥도 깔끔해서 좋다.
언제 근처에 들릴 일이 있으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인다. 서울에도 이런 집이 있으면 자주 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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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rsl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