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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7 전라도 맛기행_여수, 보성 4
Purslane/길모퉁이2008. 6. 17. 15:47

전라도 맛기행이라고 썼지만 사진이 별로 없다.
먹느라.
음식만 나오면 일단 먹다가 배가 부르면 '아차, 사진'을 반복했다. 대부분 먹다 찍거나, 다 먹고 찍을게 없어서 음식점 간판만 찍거나.

학교앞 백반집에 가도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전라도에 가는 기대가 컸다. 거기다 맛있다는 집을 찾아다녔더니 하루에 세끼를 꼬박꼬박 과식했다.

첫날 여수에서 보낸 저녁은 독특한 초무침을 푸짐한 세꼬시와 함께 내주는 횟집에 갔다. 펜션 주인아저씨의 추천을 받고 갔는데, 푸짐한 회가 양으로 압도했다. 이런 회만 먹던 여수댁이 서울에 와서 왜 생선밑에 무채를 깔아주냐며 화를 낼만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우리의 입을 끈 것은 백김치와 동치미의 중간쯤인듯한 개운한 '갓김치'였다. 횟집이라 김치 사올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생각하니 좀 아깝다. 얻어오기라도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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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은 너무 산골짜기에 있어서 찾아가기가 좀 어렵다. 여수에 가면 돌산대교 밑에있는 횟집이 모여있는 곳에서 회를 먹는 것이 가장 무난하단다


다음날 아침엔 유명한 게장집을 찾았다. 게장집도 봉산동에 오밀조밀 모여있는데, 입소문으로는 '두꺼비 식당'이 가장 유명하다. 우리는 너무 일찍 찾아가서 근처에 있는 다른 집에 들어갔다.
게장 백반이 1인분에 5,000원인데 서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나온다. 일단 게장이 된장게장, 간장게장, 양념게장 3가지 종류이다. 처음엔 선택해서 먹는 건 줄 알았다. 게 한마리만 줘도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우는데 푸짐한 게장에 십여가지 반찬과 찌게를 먹느라 또 과식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보성으로 향했다. 새파란 녹차밭 구경과 함께 맛있는 녹차 양갱을 곁들여 준다는 카페를 찾아서. '초록잎이 펼쳐지는 세상'은 녹차밭의 거의 꼭대기에 있어서 전망이 훌륭하다. 야외에 앉으니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아직 관광객이 많지않아 한가하다.
모든 차와 커피는 뜨겁게 먹어야 진짜 맛을 느낄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기엔 좀 더워서 어쩔수 없이 차가운 것을 주문했다. 다소곳하게 담겨나온 녹차 양갱도 맛있었지만 카페에서 먹은 녹차는 지금까지 내가 먹은 것은 모두 가짜 녹차였다고 의심하게 만들었다. 어쩐지 녹차는 늘 맛이 없더라니. 이렇게 만들지 않아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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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이 펼쳐지는 세상'은 펜션도 겸하고 있는데 녹차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고, 조용한 데다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도록 구비되어 있어서 한번쯤 놀러가도 좋을 것같다

보성에서 점심은 '한길로 회관'에서 해결했다. 전국의 유명한 음식점에 블루리본을 달아주는 추천서에서 리본 한개를 달고 있는 것만으로 기대를 하며 갔다. 1만원짜리 식사에 30여가지 찬이 올라왔다. 제철이라는 민어구이와 찌게, 계란찜, 나물, 젓갈 등 한번씩 먹어보기도 바빴다. 옆 테이블의 커플은 빈밥공기 세개를 차곡차곡 쌓아놓고 나갔고, 우리는 갓김치를 한번 더 달라고 했다가 잘먹는다고 아주머니에게 칭찬(?)를 받았다. 기분은 좋았지만 그렇다고 더 먹으면 저녁도 못먹을 것같아서 참아야 했다. 아직도 먹어볼 것이 많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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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로회관은 보성군청앞 사거리에 있다


Posted by Pursl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