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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7 Yes, we can!
토끼머리2008. 2. 17. 23:07

"예, 우린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들에겐 몹시 쉽고, 몹시 단순하며, 몹시 절실하다.
오바마의 선거 캠페인은 선거가 아니라 일종의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변화'나 '희망'과 같은 단어들은 대통령 선거와 같은 대형 행사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진부한 단어인데도, 오바마가 얘기하면 전혀 다른 뜻을 가진 단어처럼 느껴진다. 그건 그의 삶 덕분이고, 그의 연설 덕분이며, 어쩌면 그의 외모와 목소리 덕분이다.

이미지 정치에 현혹되면 안 된다는 얘기를 수없이 듣곤 하지만, 사실 매스미디어 시대의 유권자는 나를 포함해 모두 이미지 정치에 현혹되게 마련이다. 이미지에서 자유로운 자는 없다. 문국현이 권영길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하는 이유나, 이명박이 절대적인 지지로 당선이 되는 이유야말로 이미지 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도, 오바마가 비록 워렌 하딩에 지나지 않을는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미지 선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몹시도 부러울 뿐이다. 스칼렛 조핸슨, 윌.i.am., 허비 행콕이 변화와 희망을 자신들의 후보와 함께 노래하는 이미지 선거를 보면서, 반대편에 있던 우리가 생각났다. 기껏해야 욕쟁이 할머니를 봤을 뿐이었고, 그것이 우리가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의 최대치였으며, 유권자의 절반이 선택해야 하는 이미지의 최선이었던 우리가.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