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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7 전화기를 바꾸다 1
토끼머리2007. 8. 27. 01:16

주말이 기계와 함께 흘러갔다. 이리 보고, 저리 만지며, 이러저런 기능을 추가하다보니 토요일과 일요일로는 부족할 정도였다.

이 바로 전에 썼던 핸드폰은 M4300이라는 PDA폰이었다. 평소 대충 파악해야 하는 연락처가 1000개를 넘어가는 터라, 핸드폰에서 바로 전화번호를 확인해야했는데, 일반 핸드폰으로는 그 정도 연락처를 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필요에 따라 열심히 쓰고 있었는데도, 사람들은 내 핸드폰만 보면 '탱크'라거나 '아령'이라며 놀려댔다. 게다가 최근 들어 이 녀석은 수 차례씩 갑자기 작동을 멈추고 전화 수신을 거부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겉보기로는 멀쩡해서 전화가 안 된다는 사실을 내가 알 수가 없었던 거다. 전화기를 껐다 켠 뒤에야 전화를 건 사람들로부터 문자가 쏟아지면서 "통화가 안 된다"는 불평 및 비난이 빗발치는 일을 몇 차례 겪고 있었는데, 그 때 등장한 것이 바로 이 '블랙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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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맘에 드는 새 폰이 나오면 갖고 있는 폰을 괴롭혀서 망가뜨린 뒤 "고장나서 어쩔 수 없어"라며 새 폰을 산다지만, 내 핸드폰은 알아서 문제를 일으키던 중이었다. 더욱이 금상첨화로 생일마저 다가오고, 여자친구는 내 선물을 뭘로 해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최신기능의 새 핸드폰은 가격마저 다른 핸드폰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단 돈 25만9000원. 그것도 그동안의 장기사용 혜택을 포기할 필요도 없이 KTF로 발매가 된 것이다.

'이 정도면 당장 사라는 신의 계시'라는 생각에 손에 넣은 새 핸드폰. 매우 만족스럽다. MP3나 동영상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 워드나 액셀 문서를 보는 것도 그러려니 싶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사는 가장 큰 이유인 연락처 관리가 훨씬 자유롭고(2000개에 가까운 연락처 탐색인데도 속도가 꽤 괜찮다), 구글의 스마트폰을 위한 구글맵스를 사용하면 전 세계의 위성사진도 핸드폰을 통해 볼 수 있다. 영어사전도 시판되는 전자사전보다 오히려 나은 것 같고, 이 모든 것을 쿼티(QWERTY) 자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검색 속도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이 자판 덕분에 그동안 천지인 등에 영 익숙해지지 못했던 내가 문자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블루투스도 편리하기 그지 없다. PC와 데이터를 주고 받을 때도, 차에서 핸즈프리를 쓸 때도, 모든 게 무선이다. 더 이상 뒤엉킨 선 따위는 필요 없다. 드디어 해방이다. Thanks a lot, Purslane!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