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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7 사랑
사랑은 자신을 부풀리고 과장하여 주도권을 쥐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그의 욕망과 그의  리듬을 존중하고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 것, 그러나 받아들이는  것을, 하나 하나의 선물을 인생의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배울 줄 아는 것. 그리고 전혀 자만하지 않고 전혀 강요하지 않은 채 똑같은 선물을 똑같은 기쁨을 상대방에게 줄줄 아는 것이다. 요컨대 단순한 자유다. 그것은 매순간의 빛이 하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 루이 알튀세르,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중에서

알튀세르는 공부밖에는 그다지 잘하는 게 없는데다, 정신병까지 앓고 있었던 것 치고는 꽤 '근사하게 우울한' 아우라를 풍겼는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가 쓴 철학서만큼이나 무척 난해해서 제 친구는 '짜증은 오래 지속된다'라고까지 혹평하기도 했던 그의 자서전에는 위와 같은 글귀가 나오죠. 그가 지켜내고자했던 맑스의 유물론과 그에서 파생된 후기구조주의와 비교되던 사유보다는, 솔직히, 저런 말을 할 줄 아는 철학자였다는 사실이 더 멋집니다.

매순간의 빛이 곧 하나의 선물입니다. 일상을 사랑할 줄 알게 됐다면, 그것이 사랑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