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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06 아이팟 가족 (3)
  2. 2007.10.24 10년 전처럼 음악을 듣다 (3)
Purslane/길모퉁이2008. 1. 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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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에 선물받은 아이팟 나노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아이팟 가족이 되었다.

오래된 토끼머리의 빈티지 아이팟도 서랍을 뒤져서 꺼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논문을 한참 쓸때 늘 귀에 꽂고 있었는데, 이젠 많이 노쇠해서 들고다니기엔 무리다. 밧데리가 너무 빨리 닳아서 채 3시간을 못쓴다.

나머지는 모두 활발한 활동 중.
Posted by Purslane
TAG 아이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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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뭔가 뿌듯하네. 애들이 많이 생겨서 애들하고 사진을 찍으면 더 뿌듯할까?

    2008.01.07 10: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니. 저렇게 얌전하게 예쁘지 않을거야. >.<

    2008.01.08 10: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tyler

    너희 2세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 인가봐...ㅋㅋㅋㅋㅋㅋㅋ

    2008.01.22 16:40 [ ADDR : EDIT/ DEL : REPLY ]

토끼머리2007. 10. 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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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0년 전을 생각해 봤다. 첫 MP3플레이어를 구입하기 전이었고, 좋은 음악은 CD를 통해 듣고 있었다. 좋은 음악을 고르는 기준은 '들어보고'였으며, '들어볼 만한' 음악을 고르기 위해 나는 '핫 뮤직'과 같은 음악 잡지를 뒤적이곤 했다. 음악잡지의 기자들이 듣고 또 들으며 골라낸 주옥같은 음반을 구하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를 몇 차례고 갈아타며 압구정동 상아레코드까지 찾아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10년 만에 뭐가 그리 많이 바뀐 것일까.

지금 나와 당시의 나는 다르다. 나는 음악을 전보다 많이 듣지도 않고, 음악을 '들어보려' 하지도 않으며 '들어볼 만한' 음악을 고르기 위해 잡지를 뒤적이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물론 10년 전과는 달리 직장이 생겼고, 바빠졌으며, 어쩌면 '음악 따위'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은 공기다. 없으면 숨이 막힌다. 전에는 좋은 공기를 마시기가 힘들어 노력을 기울였는데, 지금은 주위에 좋은 공기든 나쁜 공기든 손만 뻗으면 공기가 잔뜩 널려 있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랄라닷컴에 대한 기사가 와이어드 매거진에 실렸다. 이들의 사업 모델은 단순했다. 우리가 예전에 음악을 듣던 그 방식을 다시 우리에게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음악을 들어보고 사세요." 처음에는 한국에도 흔한 단순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1분 짜리 클립만 듣고 음악을 사라는. 그런데, 아니었다. 이건 핫 뮤직이고, 상아레코드다. 랄라닷컴을 만든 사람들은 조금 다르게 표현한다. 이들은 인디음악 전문채널로 이름이 높았으나 인터넷 시대에 수익을 못 내 문을 닫기 직전의 라디오 방송을 사들였고, 온라인으로 음악을 들려준다. 온라인 청취자들은 이 가운데에서 걸작을 골라낸다. 처음 들은 건 제임스 블런트라는 포크 가수. 전율이 밀려왔다. 세상에. 이런 음악이라니.

릴리닷컴에서는 제임스 블런트 외에도 수많은 걸작들이 사용자들의 손을 거쳐 다른 사용자들에게로 소개된다. 10년 전과 비교해 좋아진 것은, 제임스 블런트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볼 수 있다는 거다. 내 취향과 비슷한 잡지 기자를 찾아 헤매며 잡지를 읽어 나갈 때의 기분이 되살아났다. 이 곳에선, 수많은 음악을 수많은 기호에 따라 아주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전 곡을. 그러다 마음에 들면 사면 된다. 제임스 블런트의 음반은 CD와 아이팟용 MP3 파일로 합쳐져서 9.99달러에 판매된다. 이 정도면 거의 공짜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빌보드 차트에 오른 노래를 장르별로 P2P에서 검색해 내 아이팟에 옮겨 담았고, 제대로 듣지도 않는 노래들을 그저 쌓아놓는 데만 열중했다. 음악 잡지란 건 아예 읽지도 않았고, 좋은 음악을 찾아보겠다는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다. '합법적'이라는 단어와 '좋은 음악'이란 단어는 몹시도 달라 보였다. 가요 말고는 구입하기도 쉽지 않았고, 맘에 드는 음악은 죄다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에만 몰려 있어서 한국에서 발행된 카드로는 살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인터넷은 내게 공기를 빼앗았고, 선택의 다양성을 빼앗았다. 다시 상아레코드에 가기에 나는 나이를 먹었고, 배가 나왔으며, 몹시도 게을러졌다.

그래서 랄라닷컴에게 고맙다. 적어도 여기서는 좋아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아직 구매는 모르겠다. 제임스 블런트의 MP3를 사보려니, CD를 발송하겠다며 주소를 굳이 요구한다. 조금 더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일단 오늘은 감격에 겨워 잠을 청하는 게 먼저.
Posted by 토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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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yler

    나는 어제 친구를 만나 "스크린" 잡지를 떠올리며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왕가위 영화며, 당시 시네아트홀이며 ㅎㅎㅎ
    동호회 쫓아다니며 비디오로 "가게무샤"를 보고

    그렇게 열심히 영화를 봤는데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훌륭한 도구로 별의별 나라의 별의별 영화를 볼수 있어도 안본다는 이야기들...
    확실히 구식이야..

    2007.10.26 10:42 [ ADDR : EDIT/ DEL : REPLY ]
  2. 훌륭한 도구가 예술의 다양성을 키우고,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겪다보니 점점 이 훌륭한 도구가 예술가를 옥죄고 예술을 싸구려로 변질시킨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어. 칼이 의사 손에 들려 있으면 사람을 살리지만, 악당 손에 들려 있으면 흉기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겠지 뭐. 도구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고.

    2007.10.29 10: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tyler

    그러게 그 도구가 더 진화하는 것 또한 막을 수 없겠지...

    누가 뭐래도 가끔 어떤 예술정신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말이지.
    (내가 이렇게 말하면 헤겔 신봉가라고 하는데 사실 헤겔 미학은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하겠고...)
    다양성 중심이나, 포스트 모더니즘의 세계에서는 저런 이야기는 파시스트 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려....
    난 그냥 소박하게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건데...예를 들면 어떤 음악은 탁월하게 좋다 라는 생각을 남과 함께 느끼며 기뻐하고 싶은 것 뿐인데 말야...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참 좋다 라는 생각을 하지만,
    가끔 핫뮤직 등을 보면서 듣던 음악들의 테두리가 좁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테두리의 음악을 듣고 같은 느낌을 공유했던 시대가 그리워...ㅎㅎ

    2007.10.29 14:1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