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slane/길모퉁이2007. 7. 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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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목과 어깨부터 몸이 욱신욱신 쑤셨다. 출근 지하철에서 딱히 졸립지는 않은데도 눈이 뻑뻑해서 글이 잘 안들어온다. 45분쯤 걸리는 전철의 마지막 20분 정도는 눈을 감고 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간다. 45분을 온전히 글을 읽으며 버틸 정도로 쌩쌩한 날은 별로 없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1층 편의점으로 갔다. 이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엔 오전에 두잔 마시는 커피를 한잔으로 줄이고 좋아하지 않는 시큼한 오렌지 주스라도 마셔야 정신이 들것 같았다. 비슷비슷한 종류의 음료수가 너무 많다. 오렌지와 감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뭔가 비타민이 풍부해 보이는 음료를 집었다.

어찌되었든 '나에게 활기를 돌려다오'라는 기분으로 빨대를 꽂았는데, 시큼한 맛에 정신을 차리려던 나의 기대와는 다른 맛이 난다. 어릴 때 먹던 과일맛 거버를 희석시켜놓은 것 같다. 이유식으로 먹는 거지만 어릴 때 감기에 걸려서 아프면 엄마가 거버를 사주시곤 했다. 어쩐지 이걸 먹고 있자니 정말 감기에 걸린 것 같다.

다행히 퇴근 무렵엔 많이 좋아졌다. 이렇게 약이든 뭐든 뭘 자꾸 먹어서 해결하려는 내가 미련해 보인다. 체력을 길러야 하는데.

Posted by Pursl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