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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1 Aeschylus' Oresteian Trilogy
Purslane/서재2007. 2. 2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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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퀼로스

아이스퀼로스 / 천병희 역 / 단국대학교출판부 / 1998.10.01

그리스 비극 Aischylos

아이스퀼로스Aischylos는 그리스의 유명한 비극작가이다. 그는 BC525-426경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귀족의 아들로 출생하여 페르시아 전쟁에 참전했었고, 애국심이 대단하여 자신의 운명과 아테네라는 국가의 운명을 동일시하였다. 디오니소스 연극 축전 비극 경연 대회에서 40세에 첫 우승을 하였으며, 중간에 한번 소포클레스에게 우승을 뺏긴 적이 있을 뿐 평생에 걸쳐 14번의 수상을 하였다. 그 중 오레스테스 3부작은 마지막 작품이며 그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비극작품은 3~4편이 한 작품이되므로 52편으로 상을 받고 총 70여편을 썼으나, 제목만 남아있고『페르시아인들』(472), 『테바이를 공격한 일곱영웅』(467), 『오레스타에아 3부작』(458), 『탄원자들』,『결박된 프로메테우스』7편만이 전해진다.

기원전 5세기에 비극은 유독 아테네에서만 100여년간 융성했다. 이는 기원전 5~6C 아테네에 민주주의가 정착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 종교로 받아들여졌던 신화체계에 합리주의가 더해지면서 비극이 창조되었다. 전통적 가치관과 사회제도가 무너지고, 당대 소피스트에게 신화는 거의 무신론에 이를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 그들은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자연현상을 의인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신화는 정치가들이 백성을 손쉽게 통치하기 위한 수단에 불구하며 신화는 허구라고 믿었다. 이러한 극단적 상대주의와 나름의 합리주의로 인해 신들에 대한 경건한 믿음이 흔들리게 되었다. 비극 작가들은 이런 생각으로 폴리스의 이념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그것에 대한 합의를 찾으려는 노력을 비극을 통해서 이루었다. 그러므로 비극에는 갈등의 화합과 타협이 주요한 주제가 된다.

질서의 회복

오레스테스 3부작은 플롯이 단순하다. 아가멤논의 죽음, 오레스테스의 복수, 복수 이후의 오레스테스로 이어진다. 아이스킬로스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신의 정의와 신의 질서가 느리지만 확실하게 드러난다. 아버지를 죽음에 대한 복수라는 점에서 오레스테스의 갈등은 흔히 햄릿의 그것과 비교된다. 「아가멤논Agamemnon」이 시작하면서 파수병의 대사 역시 햄릿의 도입부와 비슷하다. 그러나 햄릿이 복수에 대해 끊임없이 갈등을 하는 것에 비해 오레스테스는 복수가 정당한지, 어머니를 죽여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아가멤논이 죽은 것 자체가 최고 질서에 파괴를 의미하므로 그것을 회복하는 일은 비록 어머니의 죽음이라하 더라도 정당한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클뤼타이메스트라의 행동 역시 복수를 위한 것이었으므로 일방적인 비판을 할 수는 없다. 트로이 전쟁을 위해 배를 띄웠으나 바람이 불지 않아 배가 움직이지 않자 아가멤논은 막내딸 이피게네이아를 재물로 바친다. 그녀는 10년간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나라를 지켜낸 여왕으로서의 풍모와 지혜를 가졌으나 한편으로는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한없이 길어진 전쟁으로 나라는 피폐해지고 백성들은 굶주리고 있었으며, 고통을 받기는 전쟁터에 있는 백성이나 기다리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황에서 남편을 대신해서 통치를 했다는 것은 그녀에게 그만한 품위가 갖춰져 있었음을 알 수있다. 「아가멤논」초반의 코러스장과의 대화를 보면 클뤼타이메스트라가 정세에 통찰력을 가지고 있음이 잘 드러난다. 아가멤논의 죽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클뤼타이메스트라의 복수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므로 그녀는 왕비의 품위와 함께 복수하는 비장함도 가져야하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비극의 주인공이 가지는 가장 큰 요인은 오만함이다. 그녀는 아가멤논을 죽일때 코러스 장의 말을 무시하고 오만한 모습을 보인다.

그녀가 지키고자 한 질서는 모계적 질서로 대변된다. 딸의 죽음에 복수를 하므로서 혈연적인 질서를 회복하고자 했다. 클뤼타이메스트라로 상징되는 질서는 자연의 질서, 피의 질서이다. 그러나 비극에서 좀더 중시되는 것은 부계적 질서이다. 오레스테스의 복수는 아가멤논으로 대변되는 국가적 질서의 회복에 그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도시국가의 일원으로서 질서의 상징인 부왕의 복수에 대한 승인은 정치적, 애국적인 주제이다. 어떻게 폴리스의 질서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대의 명분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이러한 두 세계는 협소한 자아와 우주적 질서의 충돌로 연장된다. 비극의 세계관에는 낙관주의가 있는데, 이는 고통을 통해 인간이 올라 설수 있으며, 신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질서의 회복을 중시하는 것이다.

기독교주의적 세계관이 성행하던 중세에는 비극이 거의 없었다. 지상에 아무리 끔찍한 일이 있더라도 그 위에 신이 있으므로 죽음의 삶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이 크고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으므로 지상에서의 카타르시스를 둔하게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비극이 성행할 수 없었다. 한편 르네상스 시대에서는 오히려 다시 비극이 부활하게 된다. 고대 비극이 마련된 비극이며 운명적 상황이었다면, Shakespeare의 비극에 드러나듯이 이 시기의 비극적 상황은 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물의 개성, 고유의 본성 때문에 일어난다. 

새로운 질서와의 조화

오레스테스 3부작을 마무리하는 「자비로운 여신들Eumenides」에서 제우스로 대변되는 새로운 질서의 그것을 더욱 공고히 한다. 복수의 세 여신들이 어떻게 자비로운 여신들로 변하는가가 3부의 중심이다. 어머니를 죽인 오레스테스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복수의 여신들과 아폴론이 맞선다. 여기에 아테네가 판관 구실을 하게된다. 부계사회위주의 올림수프에서도 젊은 신을 옹호하는 것이 아폴론이다. 오레스테스의 복수도 결국 아가멤논을 죽인 클뤼타이메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를 죽인 복수로 인정한다. 반면 복수의 여신들은 어머니(Gaia, 대지의 신)가 모든 것을 대변하던 구세계의 신이다. 그들은 제우스의 부계질서 이전의 신이므로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복수의 여신들의 판단이 있기 이전에 이미 아폴론은 오레스테스의 행동이 폴리스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죄를 사했다고 말한다.

 일련의 재판과정은 아무리 아폴론이 내린 명령이라 하더라도 복수의 여신들에게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토론의 방법을 통해 설득하는 과정이다. 아테네나 아폴론은 젊은 신이고 복수의 여신들은 늙은 노인들이다. 그들은 새 세대의 신들이 권력을 장악하는 모습에 노하고 있다. 아테네 역시 여신이기는 하나 어머니가 없이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으므로 결혼을 제외하고는 전적으로 아버지를 대변하는 신이다. 결국 투표로 가부동수가 되었으므로 아테네가 무죄를 선언하나 Eumenides는 인정하지 않는다. 폴리스는 국가의 위엄이 최후의 보루이다. 오레스테스가 결국 무죄가 되는 것은 결국 힘의 논리로 밀린 결정으로 볼 수 있다. 무승부인데 무죄를 선언한 아테네가 생각을 못박았기 때문일 뿐 사실상 한계가 있는 딜레마이다. 오레스테스의 입장에서는 아테네의 은총일 뿐이다.

결국 아테네가 존경과 경의를 표하며 설득을 하므로서 복수의 여신들은 자비의 여신이 된다. 그들은 제우스의 통제하에 위치는 인정하되 지하로 내보내진다. 아테네는 그들을 적당히 달래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신 중심의 가치관은 아테네에 정착한 민주주의와 소피스트의 합리주의·과학적 사고방식이 시화와 어떻게 조화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과도기이다. 이 과정에서 종교가 신화로 한발 물러나는 단계이다. 아이스킬로스는 제우스의 질서를 옹호하며, 우리의 당면과제는 그것과의 조화에 있다고 여긴다. 권력의 변화에 과거와 현재의 세대가 필요하며, 여신들의 요구도 어느정도 충족시켜주므로서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여기서 비극이라는 공연이 국가적 차원에서 공연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스킬로스는 수만명의 사람들 앞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관용과 용서의 감정을 유발함과 동시에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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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퀼로스


Aeschylus' Oresteian Trilogy를 읽을 수 있는 곳


[Agamemnon]  http://classics.mit.edu/Aeschylus/agamemnon.html
[Choephori]  http://classics.mit.edu/Aeschylus/choephori.html
[Eumenidides]  http://classics.mit.edu/Aeschylus/eumendides.html

Posted by Pursl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