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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1 반걸음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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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에서의 스플릿 스텝은 공이 상대방의 라켓에 임팩트 되기 직전에 뛰어올라 임팩트와 함께 착지하면서 동시에 공이 오는 방향으로 달려나가는 동작, 또는 그 기술을 가리킨다. 일종의 '준비동작'인 셈이다.

스플릿 스텝의 타이밍을 잘 잡으면 경기에서 '반 걸음'을 벌 수 있다고 한다. 단식 경기를 기준으로 테니스에서 좌우를 포괄할 수 있는 넓이는 4, 5걸음 이내. 반걸음을 앞서면 말 그대로 코트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난 연습 때 스플릿 스텝을 꽤 염두에 두는 편이다. 시합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살짝 뒷꿈치를 떼 주는 것 정도만으로도 괜찮은 이 간단한 동작은 실제 상황에서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과는 상관없이 수없이 미뤄지고 실패하게 된다. 특히 좋은 공으로 공격 당할 때엔 당황해서 더더욱 스플릿 스텝을 건너 뛰게 마련.

반 걸음 앞서 나가기 위해 살짝 뒷꿈치를 들어주며 뛰는 단순한 동작은 "공을 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고 "성공하고 말겠다"라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다. 하지만, 용기가 없거나, 무성의하거나,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며 끌려 가는 사람은 스플릿 스텝을 밟기란 쉽지 않다. 공을 끝까지 봐야 하는 것이 좋은 스윙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 뒷꿈치를 들고 약하게 뛰어주는 스플릿 스텝은 코트를 컨트롤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래서 스플릿 스텝은 상대방과 나에 대한 일종의 예의다. 난 당신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고, 이 한 샷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표현. 그리고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반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Posted by 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