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3.26 일과 가정의 조화
  2. 2009.03.23 레슬러는 어디에.. 3
  3. 2009.03.03 Original of the Species <스티브 잡스>
  4. 2009.03.03 서평
토끼머리2009. 3. 26. 17:39
                                                          by striatic of flickr.com

위키피디아의 Work-life Balance 항목을 보면, 미국 내 열 명의 근로자 가운데 네 명이 직장에서 심한, 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집단은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 세 배나 높고, 회사를 그만 둘 확률도 두 배나 높다.

일이 많아지고, 바빠지는 요즘, 정말로 일과 가정의 조화, 말 그대로 일과 내 인생의 균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일이 곧 나의 삶이었지만, 혼자 사는 삶이 끝나고 가정이란 게 생긴 뒤로는 인생은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무리 일이 좋고, 자아실현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해도, 회사와 가정은 분명히 구분된 별개의 공간이다. 이 삶의 균형을 찾지 못하면, 저 사진처럼 식탁을 만들어 놓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일과 가정의 조화'라는 번역은 정말 한국적인 번역이다. Work 와 Life의 균형은 말 그대로 해야만 하는 일과 살고자 하는 삶의 조화인데, 일은 'work'이지만, 가정이 곧 'life'는 아니다. 일의 반대를 가정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떻게 보면 가정은 여자에게 맡긴 채 회사에만 매달리는 사람이 곧 훌륭하고 충성스러운 직원이라 여겨온 문화적 특징이 아닌가 싶다. 내 인생에는 가정도 있고, 개인적인 꿈도 있으며, 친구도 있고, 직장과 상관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다. 게다가 인생에는 일도 포함된다. '균형'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일과 가정으로 문제를 단순화시켜버리면, 수많은 디테일은 사라지고 만다. 마치 일과 가정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만 할 것처럼. 그건 아닌데, 일과 인생은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Posted by 흰솔
Purslane/길모퉁이2009. 3. 23. 10:17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군가 재빠르게 결과를 인터넷에 올렸다. 수상자들을 보면서 볼만한 영화와 드라마를 수첩에 적었다. 드라마는 인터넷을 좀 뒤져야겠지만, 영화는 곧 개봉할테니 기다렸다 볼 생각이었다. 이미 본 영화는 <다크나이트>정도이고 앞으로 봐야할 것이 잔뜩이라 기대하며 기다렸다.

집과 극장이 가까워서 보고싶은 영화는 개봉시기를 잘 놓치지 않고 보는 편인데, 아.. <더 레슬러>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분명히 집앞 극장에서도 개봉을 하긴 했는데, 평일에 보려가려고 시간을 보니 하루에 두어번밖에 상영을 하지 않았다. 개봉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럴수가.

미키 루크의 부활을 기다리는 사람이 이렇게도 없었단 말인가. 몇년전 <신 시티>를 보면서 스크린에서 만난 미키 루크의 모습에 두근거린 사람이 없었단 말인가. 아, 이런.

지난주 주말, 집앞 극장에서 레슬러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완전히 내린게 아닐까 싶어 검색을 해보니 서울에서도 아직 몇몇 극장에는 걸려있다. 기쁜 마음에 상영시간을 눌러보니 오후 2시에 한번, 또 다른 극장은 오후 4시경에 한번, 그나마 제일 가까운 메가박스는 23시에 한번.. 직장에 다니는 나같은 사람은 도대체 언제 극장에 오라는 것인지.. 이 영화를 보려면 휴가라도 내야할 판이다. ㅠㅠ



Posted by Purslane
Purslane/서재2009. 3. 3. 14:04

총서에 가끔 손이 갈 때는 어떤 주제에 대한 최초의 접근인 경우가 많다. 잘 모르는 분야지만 한번 시작하고 싶을 때, 가벼운 무게에 알찬 내용이 담겨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가끔 가벼운 무게에 내용마저 가벼워서 실망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기대이상의 보석같은 책을 만나기도 한다. 작은 책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이런 총서류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행본으로 만들어도 좋을 만한 주제를 담고 있거나,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저자도 많다.

최근 살림지식총서에서 기업인들을 주제로 몇 권을 출간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잭 웰치,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 등. 이미 시중에는 이들에 대한 책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이 있다. 그들의 성공신화와 그 비법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지금도 쓰여지고 있을지 모른다.

이 사람들은 뭐가 다른 걸까? 심플한 디자인의 애플과 언제나 통통튀는 픽사를 떠올리며 <스티브 잡스>를 먼저 집어들었다. 청바지에 평범한 티셔츠. 마른 몸에 길쭉한 얼굴. 동네 아저씨같은 빌게이츠도 만만치 않지만 그도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영자라기엔 너무 심심해보인다.

그의 머릿속에 예쁜 맥과 아이팟이 들었던 걸까? 보는 내내 상상하면 실현되는 구나라고 감탄을 자아냈던 월·E가 들어 있나? 결론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정적이고, 다혈질이며, 엉뚱하지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언제나 성공하지만은 않았고, 그때마다 자신의 스타일로 해결해나간다. 질릴 정도로 안하무인이기도 하지만 결국 소비자 신뢰도 1위의 가장 존경받은 기업을 이끌어낸다.

여기에는 그를 견디며(몇몇에게 그는 견디기도 어려운 존재였다) 그와 함께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다. 애플 = 스티브 잡스로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억울함을 호소할 만한 사람들이다. 이 흥미로운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훨씬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함께 시작한 스티브 워즈니악, 픽사의 에드와 앨비, 지금의 애플이 있게 한 팀들. 이들의 이야기만 모아도 또 다른 재미있는 책을 한권 쓸 수 있을 것같다.

그는 이 책을 시작하는 U2의 노래 'Original of the Species'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종족의 첫 번째 인간.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새로운 종족을 만들어내는 인간. 역동적인 그의 삶을 읽다보니 이 책이 90여페이지의 총서라는게 아쉽다. 다행히도 책의 말미에 더 읽을 거리와 더 찾아볼 거리들을 친절히 정리되어 있다. 저자도 하고 싶은 얘기가이 훨씬 많지 않았을까. 부록 아닌 부록을 뒤적거리니 아쉬움이 조금 달래진다.

Posted by Purslane
Purslane/길모퉁이2009. 3. 3. 10:41

서평이라고 말하니 거창하다. 글을 읽고 난 후의 단상정도가 적당할까?

어제, 한번 읽었던 책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다시 집어들었다. 첫페이지를 다 넘기기도 전에 낯익은 등장인물이 나온다. 당황했다. 게다가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는 것도 떠올랐다. 그런데 결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재미없게 본 비디오를 두번 빌려본 적은 있어도, 소설책을 두번 집어들긴 처음이다. 책을 다시 덮으면서, 마음편히 잊기위한 메모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여기가 얼마나 오래 방치되어있었는지도 새삼 떠올랐다. 나와 팀을 이루던 짝은 이미 운영중인 블로그에 새 블로그까지 챙기느라 좀 바쁘다. 내가 여기서 열심히 놀고 있으면 가끔 들러줄지도.,,
Posted by Purslane